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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맘

망각으로부터 기억을 지키는 방법

by 밀리맘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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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각의 의미

망각이란?

한번 훑어본 개념이 머릿속에 영원히 기억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종종 엄청난 암기력을 지난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생깁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기억하는 것은 그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망각이란 개인의 장기 기억 속에 이미 저장되었던 정보를 잃어버리는 현상으로 기억의 반대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우리의 일상에서 지속해서 일어나듯이 망각 또한 지속적이고 보편적으로 일어납니다. 망각은 경우에 따라 이점도 있지만 대부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빈도와 증상이 점차 심해지며, 기억, 학습, 새로운 정보의 저장 등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망각의 뚜렷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다양한 요인들이 망각의 과정에 관여한다고 보입니다. 또한 기억 수행을 위한 세 단계인 정보의 부호화, 저장, 인출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망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망각은 반복 또는 더욱 정교한 정보의 인지적 처리 과정 등을 통해 줄일 수 있습니다.

 

2.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에 관한 연구

인간의 기억에 관해 최초로 엄격한 실험적 연구를 한 사람은 헤르만 에빙하우스입니다. 그는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실험 심리학의 선구자로 정신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해에 걸쳐 연구했습니다. 특히 기억 흔적이 어떤 조건에서 획득되고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망각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했습니다.

 

그가 살던 당시 학습 동기가 잘 갖추어진 적당한 피험자를 구하는 일이 어려웠으므로 에빙하우스는 자신을 스스로 피험자로 삼아 엄청난 끈기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에빙하우스는 의미 있는 것이 더 잘 기억된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의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기억 흔적을 연구하고자 무의미 철자 2,000개 이상으로 된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목록을 틀리지 않게 순서대로 기억해 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재학습이 원래 학습보다 얼마나 빨리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보고자 일정한 파지 기간 후에 앞서 학습했던 목록을 다시 한번 학습한 후 단어 목록을 정확하게 기억해 낼 때까지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13개의 무의미 철자로 구성된 목록을 처음 학습하는 데 1,156초가 소요되고 재학습하는 데 467초가 걸렸다면, 이는 재학습에서 689초가 절약되었음을 뜻합니다.

 

에빙하우스는 절약의 양을 본래 학습에 대한 백분율로 계산했는데 앞의 예에서 64.3%가 절약 점수가 됩니다. 절약 점수는 기억 흔적의 지속성, 다른 말로 망각의 크기를 반영하는 측정치로서 이를 이용한 기억 측정 방법을 절약법이라고 합니다.

에빙하우스가 밝힌 또 다른 흥미 있는 현상은 과잉 학습의 효과입니다. 어떤 목록을 정확하게 학습한 후에 반복해서 학습을 지속하면 절약 점수는 더욱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추가적인 학습이 기억 흔적의 지속성을 더욱 증가시킴으로써 망각이 더디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에빙하우스의 기억과 망각에 대한 연구는 효율적인 학습법을 개발하는 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3. 망각으로부터 기억을 지키기 위한 방법

이와 같이 학자들은 다양한 시도 끝에 망각으로부터 기억을 지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습입니다. 뻔한 복습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복습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망각 곡선에 따르면 망각 속도는 학습 종료 후 9시간까지 매우 빠르고 이후 한 달 동안 완만한 속도를 보입니다. 이틀 뒤에 복습하는 것과 한 달 정도 지나 시험 직전에 복습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1) 복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2) 늦어도 9시간 안에는 복습을 해야 한다.

 

급속한 망각이 일어나는 9시간 내에는 복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적절한 주기로 복습이 이루어진다면 학습한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가 뇌와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보처리이론이 만들어졌습니다.

정보처리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뇌에서는 마치 컴퓨터와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정보가 인지되고 영구적으로 기억되는 일련의 과정을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감각기억은 우리가 오감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아주 짧은 순간 동안 저장합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우리가 매 순간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는 천만 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 많은 정보를 모두 처리할 수는 없겠지요. 감각 기억으로 들어온 정보는 대부분 소실됩니다. 수많은 정보 중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일부의 정보만 작업 기억으로 이동합니다. 작업 기억에서는 우리가 의식하여 처리하는 사고와 연산 등이 일어납니다.

 

작업 기억은 마치 컴퓨터의 RAM과 흡사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업 기억은 용량의 제한이 있는데 보통 작업 기억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개수는 대략 7개입니다. 옛날 전화번호가 7자리로 정해진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암기한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저장됩니다. 장기 기억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와 흡사한 역할을 합니다. 기억은 차곡차곡 장기 기억에 저장되어 있다가 노래 같은 특정한 힌트나 메타인지를 통해 작업 기억으로 다시 떠오릅니다. 이론상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영구히 보존됩니다. 메타 인지는 이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사령탑의 역할을 합니다. 메타 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도 합니다. 기억 과정 전반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의식 작용이며 컨트롤 타워입니다. 

 

정보처리이론에 따르면 암기란 작업기억에 있는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을까요? 

 

이론 상 작업 기억의 용량은 7개 내외입니다. 이는 무작위 정보 7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7개를 초과하는 정보는 작업 기억에서 동시에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암기 전략을 사용하여 작업 기억 용량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전략이 청킹입니다. 청킹이란 정보를 의미 있게 연결하거나 묶는 인지 전략입니다. 무작위 단어 6개는 6개의 정보이지만 이 무작위 단어들을 하나의 유의미한 문장으로 만들면 1개의 정보가 됩니다. 작업 기억에서는 이제 6개의 정보를 더 처리할 수 있습니다.

 

청킹 외에도 메타 인지 조절, 유의미화, 정교화, 조직화, 시연, 부호화 등의 다양한 암기 전략이 있습니다. 뇌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인간의 뇌는 밝혀진 부분보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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